성령강림절은 교회의 탄생일이기도 합니다. 박해에 대한 두려움으로 골방에 틀어박혀 있던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시자 그들은 광장으로 뛰쳐나가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했습니다. 그 메시지는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려는 이들은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두운 세상은 빛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참답게 살려는 이들은 시련을 각오해야 합니다. 둘째, 그런 시련을 극복하고 과감히 사랑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문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은 그처럼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령은 이처럼 무기력한 이들을 일으켜 역사의 주체로 서게 합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마음 그리고 그리스도의 마음과 깊은 일치를 이루게 합니다. 성령은 나뉘었던 것을 하나 되게 합니다. 성령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제공합니다. 어느 신학자는 성령의 감동이 없는 신학을 가리켜 ‘펑크 난 타이어 신학’이라고 말했습니다. 펑크 난 타이어로는 먼 길을 달릴 수 없습니다.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지 못한 이들은 하나님의 일을 지속해서 수행할 수 없습니다. 성령은 우리 속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염원하게 하실 뿐만 아니라, 그 일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까지 부여해주십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모든 교우가 성령 충만해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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