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보내면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평소보다 더 진지하게 생각하며 깊은 묵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십자가 앞에 설 때마다, 십자가를 목전에 두고 예수님을 반대하고 배반했던 베드로와 여러 제자 그리고 심지어는 은30에 예수님을 팔아넘긴 가롯 유다의 모습들이 오늘 바로 우리들의 믿음의 현주소임을 또한 발견하곤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돌이켜보면 베드로의 잘못도 유다의 잘못 못지않았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이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3번 물으실 때, 베드로는 난감해하면서도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합니다. 베드로나 가롯유다나 예수님을 배신하기는 도토리 키재기였지만, 베드로에게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있었고, 유다에게는 그게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록 작고 보잘것없지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이 있을 때 베드로는 교회를 세우는 가장 훌륭한 제자가 되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사랑이 없던 유다는 예수를 배반하고 영원한 형벌에 떨어진 채 비참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베드로에게는 목숨 걸고 예수님을 따를 만한 담대함이나 능력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 예수님에 대한 작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 작은 사랑을 예수님께서 보시고 칭찬하시며 그의 아픈 상처를 다 어루만져 주시고 치료해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우리의 능력을 너무 따지기보다 우리 속에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있는지 자신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능력보다 우리 속에 있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아주 소중하게 보시며 위로하시고 불러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십니다. 디베랴 바닷가에서 예수님과 베드로가 누렸던 이 행복한 장면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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