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
렁이 담 넘어 가듯이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을 처리하는 데 남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슬그머니 해치우거나, 본심을 드러내지 않고 일들을 추진하는 것을 빗대어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놀랍게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뱀같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10:16)
하지만 ‘뱀 같이 지혜롭고’(φρόνιμοι, wise)는 구렁이처럼 간교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빈틈없이 신중하게 상황 판단 등을 재빠르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위험이 닥칠 때 순식간에 피하는 뱀의 행동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그러므로 “뱀 같이 지혜롭다”는 것은 논쟁과 위기의 순간에 사리를 신속 정확하게 판단하여 그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과 빈틈없는 사태 해결 능력을 말합니다. 그러니 이는 오히려 “선악의 사리 판단과 결단 앞에서 어물어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고 했습니다. 순결(ἀκέραιος)은 ‘ἀ’(아)는 부정 접두어이고, ‘κεράννυμι’(케란뉘미)는 혼합하다(mix), 뒤섞다(mingle)를 뜻합니다. 그러므로 순결은 아무 것도 섞이지 않은 단순함을 말합니다. 돈이나 권력, 다른 불순한 동기가 섞지 않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와 특히 우리 교단은 세습 문제로 흥분의 목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있습니다. 정말 예수님처럼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함이 있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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