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기도를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정도로 여깁니다. 물론 기도를 통해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거나 심각한 상황이 바뀔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기도 응답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도의 응답과 유익은 문제 해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얽매여 있던 우리의 시선을 해방시켜 더 큰 세계를 보게 합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과 깊이 접속하고, 그 마음을 우리 속에 모셔 들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기도는 우리의 지성과 감성과 의지를 하나님의 마음을 기준으로 삼아 조율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하는 사람은 삶의 한계상황을 만날 때만 엎드리지 않습니다. 그보다 늘 일상의 한 가운데에서 무릎을 꿇습니다. 그런 기도의 마음으로 살 때 우리는 일상의 모든 순간마다 하나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기도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상투어가 될 때 그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에 가 닿기가 어렵습니다. 그리움의 간절함이 없이 부르는 하나님의 이름, 진정한 회개가 없는 죄의 고백이라면, 욕망에만 충실한 청원만이 넘치는 익숙한 주문(呪文)이 될 뿐인 것입니다. 분주한 생활은 우리에게서 경탄의 능력을 앗아갑니다. 경탄의 능력이 회복될 때 욕망의 잡아당기는 힘은 줄어듭니다. 감탄하는 것보다 깊은 기도가 또 있을까요? 이제 9월의 시작과 함께 펼쳐지는 이 가을이야말로 기도가 풍성한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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