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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8년 03월18일자 칼럼] 길을 열어주는 컬링의 비질처럼

  경칩(驚蟄)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겨울잠에 빠졌던 것들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보라매공원의 물웅덩이에서 꼼지락거리는 개구리들을 보면서 혼잣소리를 했습니다. “, 정말 너희들은 봄의 기척을 기가 막히게 잘 알아차리는구나!” 비록 개굴거리며 소리를 내어 울지는 않지만 엉금엉금 기는 모습이 긴 겨울을 견디며 살아남았음을 피차 경축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겨울이 제아무리 길어도 봄은 반드시 옵니다. 계절의 봄도 봄이려니와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여러 소식들이 우리 사회가 새로운 변화의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한반도를 꽁꽁 얼어붙게 했던 전쟁위기의 한랭전선도 조금씩 물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코 쉽게 낙관만 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피차 소통의 창구를 열었다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입니다. 정말 모처럼 어렵게 조성된 평화 분위기를 봄을 맞이하여 정원을 가꾸듯이 잘 가꾸어가야 할 때입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갈릭걸스’(마늘소녀단)로 불리운 한국 여자 컬링팀의 영미만큼이나 감동을 주었던 것은 언니, 그냥 던져요!”라는 말입니다. 자신들이 혼신을 다해 비질을 해서 투척한 스톤의 길을 열어줄 테니 믿고 편하게 던지라는 뜻이었습니다. 우리도 전쟁을 부추기는 외세와 경거망동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부지런히 쓸고 닦아서, 진정한 평화통일이 우리 안에 뿌리내리도록 한마음으로 겸손하게 기도의 힘을 보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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