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명실공히 역사적인 남과 북의 판문점선언이 온 세계에 선포되었습니다. 선언 그 자체로도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만 더욱 중요한 것은 서로 진심으로 함께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첫 단추 잘 꿰었다고 마지막 단추까지 새옷 전부를 다 입은 것이 아니기에, 그래서 이제부터는 “누가 더 많이 소유하고 있는지, 누가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누가 더 똑똑한지” 견주는 힘겨루기의 마음과 자세를 절제하고, 그런 것들 보다는 오히려 “누가 더 많이 서로를 사랑하는지, 누가 더 서로를 그리워하는지, 어떻게 서로 나누며 함께 사람답게 살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서로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할 수 있는지” 밤새워 의논하며, 그동안 서로를 쓰러뜨렸던 기억보다는 서로를 부축하고 세우는 마음들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할 거룩한 과제인 것입니다.
아울러 아직도 이 땅 구석구석에는 아물지 않은 상처들이 많이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디 우리들의 착한 아들딸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신뢰하게 하기 위해선, 내가 먼저 거짓을 버리고 내가 더 너그러워져야만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거룩한 부담과 과제를 정치를 맡은 이들에게 전가하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한마음으로 겸손하게 내 자신을 향하여 부담 지으며 기도할 때, 이 땅에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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