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7월 23일) 오전에 서울 시내에 낙뢰를 동반한 국지성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마침 9시에 1부 예배를 드리던 우리 교단의 어느 교회에 벼락이 떨어져 그로 인해 전기가 끊어지고 오르간과 모든 악기, 그리고 마이크와 조명등을 비롯한 음향기기 모두가 작동이 되지 않는 전혀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더구나 쏟아지는 빗줄기는 무더운 습기를 예배실 전체에 가득 몰아넣은 체, 에어컨마저도 멈춘 상태였습니다. 그야말로 주일예배 도중 날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녁시간이 아닌 낮 오전에 드리는 예배라서 칠흑과 같은 어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성경책과 찬송가울 보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정도였습니다. 더구나 그 교회는 학교 강단을 빌려서 예배장소로 사용하던 작지 않은 규모였기에, 영상과 자막의 도움이 없이 예배 진행과 설교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목사님은 회중석으로 내려와 교인들 사이를 오가며 비오듯 흘러내리는 진땀을 닦으며 목소리를 높여 예배를 인도하였고 이날의 예배가 마칠 무렵엔 완전히 목이 쉰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목사님과 인사하는 교인들 중에 이렇게 말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목사님, 도대체 우리교회가 뭘 잘못헸기에 벼락을 맞는 교회가 되었습니까?” 그러나 또 이렇게 말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목사님, 우리교회는 벼락을 맞고서도 끄떡없는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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