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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7년 5월 21일자 칼럼] 5월을 누리며

   피천득 시인은 5월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중략…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교과서에 실려 유명했던 이양하의 ‘신록예찬’도 5월을 칭송합니다.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중략…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비단 이분들의 글이 아니더라도 5월은 예찬(禮讚) 받을 만합니다. ‘계절의 여왕’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활동하기 좋은 날씨나 맑은 하늘, 신록들이 어우러져 그 어느 누구에게나 부자가 된 느낌을 받게 하는 계절이기에, 그래서 엊그제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녀온 천리포수목원은 가히 에덴동산라 말할만 했습니다.

 

   5월은 자연의 감동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석탄일 등 기념일들도 많고, 특히 올해는 대선으로 인해 어느 해보다도 연휴가 상당히 길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5.16, 5.18 등 현대사의 굴곡진 날들도 있기에 더욱 남다른 계절입니다. 아울러 요즘 이제 막 출범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오월의 감회에 추가해 봅니다. 아무튼 올해도 또 다시 맞이하는 5월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맘껏 계절을 누리는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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