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2016년 12월25일자 칼럼] 시간의 이삭을 줍는 심정으로

   지금 역대 최악의 독감에 걸린 우리 사회를 향해 “서로를 감염시키는 불신과 불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미 강을 건너 버린 것 같아 밥맛도 없고, 잠도 깊이 들기 어려운 불편하게 하는 세상입니다. 그렇다고 한숨만 내쉬고 있을 수는 없으니, 이럴 때 일수록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연말에 아무리 바쁘더라도 여러 세대가 모여 안부를 묻는 자리를 마련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쟁 사회화의 과정에서 과잉 주체화된 자신을 내려놓고 심심하고 느긋하게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리, 서로로부터 배우고 서로를 사랑스럽게 보면서 나쁜 기운을 거두고 좋은 기운만 쏘아주는 자리 말입니다. 그런 자리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할 것도 없고, 너무 심각하게 종교 이야기를 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서로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듬어 안고, 함께 생각을 나누면 됩니다. 삶을 의미 있게 해주는 장소들을 찾아가도 좋겠습니다. 교회가 바로 그런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우리와 동행하여 주실 것입니다. 이제 금년의 남은 시간, 들판에 흩어진 이삭을 줍는 룻의 심정으로 서로를 보듬읍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