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메주’라고 하면, 장년세대 대부분은 옛적 어렸을 때 마루나 툇마루 쪽에 걸려있던 메주 덩어리가 생각날 것입니다. 메주는 장을 담그기 위해 콩을 물에 불려 갈아서 소금과 물을 섞어 덩어리로 뭉쳐서 새끼줄에 묶어 공중에 걸어놓습니다. 이렇게 해서 겨울을 나면서 잘 마른 메주를 가지고 간장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메주는 콩이 완전히 자기의 형태를 잃어버리고 으깨지고 발효되어 새로운 물질인 간장을 만들어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콩자루에 들어있는 콩은 한 자루에 들어있지만 그 자루가 터져버리면 그 콩 알갱이 하나하나 모두 흩어져버립니다. 같은 콩이라도 자기의 형태를 잃어버리고 뭉쳐버리면 메주가 되어 간장을 만들어내지만, 자기의 형태를 잃어버리지 않으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존재로 남겨집니다.
교회는 메주와 같아야 합니다. 십자가 위에 나라는 자아를 못 박아 다른 사람들과 섞여서 성령의 물과 불로 뭉쳐져서 하나의 새로운 공동체로 나타나는 것이 교회입니다. 그럴 때 교회는 이 사회에 유익을 끼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교회에 모인 사람들이 콩자루 안에 있는 콩처럼 모두 자아가 살아있는 채 모여만 있다면 교회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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