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지루하였던 겨울 계절이 끝나고 드디어 봄의 문턱으로 들어섰습니다. 어제 2월 4일은 24절기 중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이었습니다. 요즘은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지만 예전에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이라는 입춘첩(立春帖)을 대문이나 마루기둥 또는 대들보에 써 붙임으로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을 축복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무속을 경계하는 시각으로 이런 풍속을 경시하는 성향이 기독교인들에 있기는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계절을 이겨낸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하는 마음이야말로 정말 소중한 것입니다.
그런데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이 글귀가, “고종황제 즉위 이후 건양(建陽)이라는 연호를 사용한 것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는 주장을 어느 정도 수긍한다고 하면,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의 부귀를 소원하는 것만이 아니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7년 정유년 새봄에는 각 개인과 가정마다 입춘대길(立春大吉)하고, 무엇보다도 우리 국가와 사화가 진실로 더욱 건양다경(建陽多慶)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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