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우리의 역사는 2016년을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합니다. 다들 그렇겠지만 요즘 대강절을 지나면서 저의 마음에 고요함이 없었습니다. 뭔가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책도 잘 안 읽히고, 기도도 묵상도 잘 안 되었습니다. 영혼이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말씀을 준비하면서 여느 때 보다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폭발은 안됐지만 요즘 세상을 바라보느라 제 안에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뉴스와 청문회를 보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만 마음이 쏠려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이처럼 언제나 옳고 그름을 놓고 싸우지만, 복음은 옳고 그름을 넘어선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점을 퍼뜩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것은 그것이 옳은 일이어서가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대강절을 지키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는 것입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이 있어야 우리는 악을 이길 수가 있습니다. 선악을 구별하기 위하여, 죄의 유혹을 이기기 위하여 애쓰고 노력하는 것 보다,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구하는 것이 훨씬 쉽고 확실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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