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인간은 ‘사이의 존재’입니다. 인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천지간(天地間) 존재입니다. ‘때의 사이’에 있기에 시간(時間)적 존재요, ‘비어 있는 사이’에 있기에 공간(空間)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기에 그래서 바로 인간(人間)입니다.
‘너하고 나 사이’엔 천지가 있고, 시간이 있고, 공간이 있고,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이는 시공간적으로 어느 한 곳에 멈추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인간 됨'과 또는 ‘신앙인이 된다’는 것도 모두 ‘도상(途上)의 존재’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자기 자신을 그리스도 안에서 되어 가는 여정(旅程)으로 소개하며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빌립보서 3, 12) ‘믿음으로 의롭게 되다’는 의미는 단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싸움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회개는 한 번에 해치우는 종교 행사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스바 대행진’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길 소원하며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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