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난한 농부가 살았습니다. 그는 이른 새벽부터 밭에 나가 열심히 일했습니다. 쟁기질이 끝나고 시장기가 돌 무렵이면 나무 밑에 놓아둔 빵 한조각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빵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그는 맹물로 달래며 말했습니다. "오늘 하루 굶는다고 죽지는 않지. 누구든 그 빵이 필요했으니 가져갔겠지. 그 사람이라도 잘 먹으면 좋겠군!" 그런데 그 빵을 훔친 자는 악마였습니다. 악마는 농부가 죄를 짓게 만들려고 빵을 훔쳤던 것입니다. 하지만 농부는 빵 도둑에게 악담을 퍼봇기는 커녕 오히려 축복했습니다.

 

   그러자 악마는 다른 술책을 꾸몄습니다. 농부의 빵을 훔치는 대신 농부의 빵을 늘려주기로 했습니다. 하인으로 변장한 악마의 도움으로 농부는 가뭄이 들거나 홍수가 들어도 많은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곡식이 남아 돌자 악마는 그것으로 술을 만들라고 부추겼습니다. 마침내 술이 생기자 농부는 친구들을 불러들여 먹고 마시며 놀았습니다. 술자리를 마칠 즈음이면 너나 할 것 없이 인간의 모습은 간데 없고, 동물들로 변했습니다. 남아 도는 것이 생기자 농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자신의 쾌락을 위해 쓰기 시작했고, 그떄부터 인간의 마음에 묶여 있던 여우와 늑대와 돼지의 피가 다 뛰쳐나오더라는 것입니다.

 

   가진 것이 많아야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삶이 하나님의 마음에 잇대로 있기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감사할 줄 아는 이는,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