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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4년 4월 27일 칼럼] 알게 뭐야?!

   모양이 똑같은 두 대의 자동차가 나란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앞의 차에는 밀가루가 실려 있었고, 뒤의 차에는 시멘트가 실려 있었습니다. 두 차의 운전사는 길가에 나란히 서서 소변을 보고는 다시 각자의 차를 몰고 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서야 그들은 차가 바뀐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잘못을 바로잡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 때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은 “에라! 알게 뭐야! 내 건가?”였습니다.

    드디어 시멘트차 운전사는 집을 짓는 공사장에 물건을 배달했습니다. 공사장 인부들은 배달된 게 시멘트가 아니라 밀가루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들도 그저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에라 알게 뭐야! 내 집인가?” 밀가루차 운전사도 단골 과자가게로 물건을 배달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게 시멘트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지만 사태를 되돌릴 생각이 없었습니다. “에라 알게 뭐야! 내가 먹는 건가?”과연 어떤 결과를 낳았겠습니까? 어느 날 두 곳에서부터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집이 무너져 그 밑에 깔린 불쌍한 아이들의 등뼈 부러지는 소리와, 과자 가게에서 손님들의 이빨 부러지는 소리가 한꺼번에 들렸던 것입니다. 세월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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