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8일자 칼럼] 입춘(立春)을 지나며
작성자신목교회
- 등록일 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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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신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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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전히 매섭지만, 만물의 호흡을 살뜰히 살피시는 하나님의 손길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이미 지난 2월 4일(수) 입춘(立春)이 훌쩍 지나고, 민족의 명절인 설날(2월 17일)이 코앞입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교차점은, 단순히 달력의 숫자가 바뀌는 것을 넘어 우리 영혼이 서 있어야 할 자리를 되묻게 합니다. 입춘은 ‘봄이 일어선다’라는 뜻입니다. 아직 눈 덮인 산천은 침묵 속에 잠겨 있는 듯하나, 보이지 않는 땅 밑에서는 생명의 수액이 이미 위를 향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성숙한 기독교 신앙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황량함 뒤에 숨겨진 하나님의 역동성을 읽어내는 것입니다. 신앙인은 그 겨울의 심장부에서 봄을 선포하는 이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이사야 43:19)라는 이 말씀은 입춘의 문턱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소망의 근거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성경은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부릅니다. 십이지신의 바뀜이 시간의 마디를 나누는 것이라면, 성령의 임재는 우리 삶의 질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건입니다. 띠가 바뀌는 절기 앞에 우리가 가질 태도는 막연한 운명론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낡은 자아를 벗어버리고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려는 ‘영적 탈바꿈’이어야 합니다. 이 계절이 바뀌듯, 우리 마음에도 해빙(解氷)의 기쁨이 있기를 겸손히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