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2일자 칼럼] 균형 속에 깃든 부활의 서광
작성자신목교회
- 등록일 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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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요한복음 1:5)
동지는 어둠이 가장 짙게 드리운 자리에서 빛을 기다리게 하는 시기라면, 춘분은 그 빛이 세상을 고루 비추는 때입니다. 지난 3월 20일(금)은 춘분(春分)으로, 낮과 밤이 마주 선 그 경계 위에서 우리는 창조의 깊은 질서를 목도합니다. 자연은 침묵 속에서도 하나님의 진리를 드러냅니다. 겨우내 굳게 닫혔던 흙이 갈라지고, 그 틈새로 연약한 새싹이 얼굴을 내밉니다. 창조주는 바로 그 질서 속에 생명과 죽음, 빛과 어둠, 고요와 움직임의 신비로운 리듬을 새겨두셨습니다. 이 질서를 읽어내는 눈이야말로 신앙의 또 다른 지혜입니다.
이 시기, 교회는 사순절의 어둠을 통과하며 부활의 새벽을 향해 나아갑니다. 어둠은 결코 빛의 반대편이 아니라, 빛을 품은 자리입니다. 빛의 기운이 차츰 힘을 얻는 것처럼, 부활의 소망 또한 고난의 자리에서 더욱 선명해집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절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의 문입니다. 춘분은 단지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신앙의 균형을 회복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주님은 여전히 말씀하십니다. “빛을 사랑하되, 어둠도 품으라. 그 안에 생명이 잉태되어 있으니.” 이제 우리 안에서 깨어나고 있는 봄의 계절에, 우리 안에 부활의 숨결이 은밀히 자라나고 있음을 깨닫는 은총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