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0일자 칼럼] 설교보다 더 진실한 증언
작성자신목교회
- 등록일 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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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신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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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5월은 우리보다 먼저 와 있는 계절 같습니다. 예년보다 더 서둘러 핀 아카시아 꽃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우리가 미처 도착하지 못한 마음의 자리까지도 먼저 밝혀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토록 5월의 공기는 유난히 맑지만, 세상은 여전히 안개 속에 잠겨 있습니다. 멀리 호르무즈 해협은 잔잔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불안이 흐르고 있습니다. 사람의 욕망과 두려움이 뒤엉켜 만든 안개는 자연의 안개보다 훨씬 더 오래 머뭅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평화는 어디에 있으며,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묻고 찾습니다.
그 물음 앞에 또 다른 풍경은 어버이주일을 맞아 떠오르는 얼굴들입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자신의 시간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던 노년의 세대들, 이름 없이 수고하고, 묵묵히 견디며, 가족과 공동체를 지켜낸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삶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깊었습니다. 말은 적었지만 그 침묵 속에는 삶의 무게가 담겨 있었습니다. 멈추지 않고 자녀를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하루하루를 견디어 냈습니다. 그 걸음들이 모여 오늘 우리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신앙은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이 분명하게 보일 때가 아니라, 여전히 안개 속에 있을 때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것은 언제나 먼 미래의 청사진이 아니라, 지금 디딜 수 있는 한 걸음의 빛일 때가 많습니다. 삶은 설교보다 더 진실한 증언입니다.

